예비신랑 의식 불명 상태 발견… 확산되는 ‘미등록 PG 사태’

4/27/2026
영세 자영업자 과세 부담감 심각 강원 넘어 서울서도 피해 호소 국세청 “분할납부·유예 등 검토” 강원도내 자영업자들이 미등록 결제 대행 업체(PG) 단말기를 사용했다가 많게는 수억 원대 ‘세금 폭탄’(본지 3월 27일 5면 등)을 맞은 가운데, 피해를 입은 한 예비 신랑이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되는 등 인명피해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 영서 지역뿐 아니라 서울, 강릉, 속초 등에서도 유사 피해를 호소하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인제 원통에서 노래방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예비 신랑 A씨가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대는 A씨를 원주의 한 병원으로 헬기 이송, 다행히 이틀 만에 의식을 회복했지만 후유증 등을 고려해 병원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예비 신랑으로, 내달 16일 아내와 늦깎이 결혼식을 올리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A씨와 아내 B씨는 2022년부터 C씨 소개로 한 업체 단말기를 사용해왔다. PG 수수료 8.8%만 내면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등 세금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3년 가까이 이용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그러나 부부는 지난해 말 세무 당국으로부터 수천만 원대 과세예고 통지를 받았다. 단말기가 미등록 결제 대행 업체 소유로 드러나 누락됐던 매출이 한꺼번에 반영된 데다 가산세까지 붙어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이에 부부는 최근 2년치 세금 9000만원을 납부한 데 이어 매달 부가가치세 700만원씩 납부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노래방과 음식점 매출만으로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여긴 A씨는 최근 일용직 일까지 병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B씨는 “세금 통지서가 날아와 단말기를 공급한 C씨에게 문의하니 ‘걱정할 일 아니다’는 말만 남긴 채 잠적해버렸다”며 “화가 나서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과 C씨를 수소문하는 글을 올렸더니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연락이 엄청나게 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처럼 현재 도내 자영업자 상당수는 “단말기를 공급한 C씨에게 ‘합법적인 PG사 단말기로 8.8% 수수료만 내면 세금을 정산해준다’는 말에 속아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C씨가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한 협회 이사라는 점도 상인들의 신뢰를 높였다. 반면 C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2%이고, 나머지는 합법적인 PG 업체를 이용한 수수료”라며 “저도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불법인 줄 알았다면 제가 사용했겠냐”고 했다. 국세청 확인 결과, 해당 업체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 업체로 드러났다. 현재 강원 영서 지역뿐 아니라 서울, 강릉, 속초 등에서도 유사 피해를 호소하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 모임 대표 유근식씨는 “최근에도 양구의 한 상인이 삶을 비관해 만류했는데, 대부분 영세 자영업자인 만큼 국세청과 지자체가 피해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등록 결제 대행 업체 피해자 모임은 30일 C씨를 대상으로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국세청도 본지 보도 이후 분할 납부나 유예 등 법적 한도 내에서 최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해자 모임에 전했다. 최현정 기자 hjchoi@kado.net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41487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